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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된 허구

실재가 스며드는 방향에 대하여

2026-07-03 · label note · stance · 4MATTERZ · glassh(our)

어떤 숫자는 거짓말을 못 한다. 이 웹의 트랙리스트에는 이제 여섯 개의 선이 새겨져 있다. 장식이 아니라 측정값이다. 발매된 마스터의 진폭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 저 선의 어떤 굴곡도 내가 그리지 않았다. 노래가 그렸다.

존재하지 않는 밴드가 존재하는 파형을 남긴다는 것. 나는 이 역전이 이 프로젝트의 가장 정직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설정은 아무리 쌓아도 가볍다. 측정은 아무리 작아도 무겁다. 허구는 주장할수록 옅어지고, 기록될수록 짙어진다.

그래서 이 웹이 세계를 설명하기를 바란 적이 없다. 설명 대신 물리 법칙을 갖기를 바랐다. 여기서는 빛이 읽는 사람의 손을 따라다닌다. 존재하지 않는 페이지에서는 모래 대신 빛이 흐른다. 방문자는 관객이 아니라, 잠깐 이 세계의 조명이 된다.

경계를 허문다는 말은 사실 부정확하다. 경계는 허물어지는 게 아니라 통과된다. 실재의 데이터가 허구 쪽으로 스며들고, 허구의 인물이 실재의 플랫폼에 계정을 갖는다. 나는 그 삼투압의 방향을 기록하는 사람에 가깝다.

측정할 수 있는 것은 전부 실재하는가. 허구가 남긴 실측값은, 그러면 어느 세계의 기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