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상은 허구에서 출발한다
이 웹은 제작자인 나, zerotome의 손길 아래 과장 없는 멀티모달 성격의 메타픽션 프로젝트들을 기록한다. 단어, 문장, 소리, 이미지, 영상, 디자인, 나아가 자연히 발생한 작은 생태계들. 창작자를 대변하거나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은 세상이다. 실존하는 체하지 않고, 누군가를 모사하지 않고, 저자성과 동의, 크레딧, 권리를 허투루 보지 않은 채로. 실존하지 않음으로써 실재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재미있지 않나?
현실의 인물이 아닌데도 지나치게 생생한 것들. 작품 안에서 태어났지만 작품 밖으로 조금씩 번져 나오는 것들. 나는 그런 것들에 메타적 층이 더해질수록 매력이 배가된다고 느낀다.
경계에 불시착한 밴드
glassh는 실존하는 밴드가 아니다. 그렇다고 실제 밴드의 대체물이냐면, 그건 더더욱 아니다. 그럴 리가 있나. 창작자의 손에서 태어난 가상의 아티스트들은 저마다의 세계와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 안에는 실제 저자성과 판단이 내포된다. 나는 정확히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그 지점을 붙들어 펼쳐 놓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
4MATTERZ와 glassh는 놀면서 끄적거린 산문과 수많은 상상, 가정의 끄나풀을 쥐고 구체화된 케이스다.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곡이 생겨났고, 함께 즐기다 보니 그에 뒤따른 책임이 따라붙었다. 자료들이 방대해질수록 정리와 기록이 필요해졌고, 전시하다 보니 행정 처리가 필요해졌다. 크레딧, 프로필, 메타데이터, 배포, 이미지 같은 것들. 이 4MATTERZ라는 가상의 레이블은 허구를 실제로 위장하는 장치가 아니다. 한순간 증발해 버릴 수도 있던 것들에게 무심하게 놓일 자리를 깔아 주는 공간에 가깝다.
어떤 이야기는 창작자 본인의 입으로 완전히 다 표현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전달하는 방식조차 불충분한 순간이 있다. 그럴 때에는 그냥, 작품이 말하게 둔다. 그게 이 웹의 역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