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MATTERZ

World Flow

007. D-2

D-2

Bleed 다음 날의 Parallel은 과열된 기대 속에서 이기기보다 무너지지 않는 쪽의 난도를 보여준다.

Bleed 다음 날에는 무엇을 내도 손해였다.

어제 사람들은 목에 유리를 삼킨 채 웃는다는 줄을 복사했고, Fifty doors에서 숫자를 세다가 밤을 망쳤고, I just didn’t close를 가지고 문짝 드립을 치면서도 이상하게 조용해졌다. 그 다음 날 다시 세게 가면 과해 보이고, 더 밝게 가면 도망치는 것처럼 보이고, 비슷하게 가면 복사본처럼 보인다. D-2는 그런 날이었다. 이기기보다 안 무너지는 쪽이 어려운 날. 그런데 대중은 그런 사정을 봐 주지 않는다. 어제 좋았으니까 오늘도 좋으라는 요구를 정말 가벼운 손목으로 한다. 듣는 사람이라는 신분은 늘 편리하다. 책임은 없고 손가락은 빠르다.

오후 여섯 시

다섯 번째 1분이 올라왔다. 제목은 Parallel. 커버 이미지는 다시 물러나 있었다. 붉은 빛은 빠졌고, 회색빛 초록과 푸른 형광등 사이에 사람 얼굴 대신 케이블과 긴 베이스 넥이 남았다. 포매터즈는 여전히 문장을 아꼈다. 05. Parallel / from 1st EP <Soft Voltage> / D-2. 이제 사람들은 그 무심한 설명에도 익숙해져 있었다. 익숙하다는 건 좋은 징조만은 아니다. 호감과 피로가 같은 문 앞에서 신발을 바꿔 신기 시작한다는 뜻이니까.

프리드롭 댓글부터 이미 반응이 갈렸다. 누군가는 “오늘은 쉬어가는 곡일 듯.”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블리드 다음에 쉬면 안 된다”고 했다. 웃기는 말이다. 쉬지 않으면 과하다고 할 사람들이 먼저 쉬면 안 된다고 말한다. 대중은 일관성이 없어도 된다. 그게 대중의 가장 큰 권력이다. 반대로 신인은 일관성이 없어 보이면 바로 잘린다. 그래서 Parallel은 시작 전부터 조금 불리했다. 제목도 그렇고, 색도 그렇고, 전날처럼 문장을 꽂아 넣을 얼굴을 하고 있지 않았다.


사람들은 제목부터 조금씩 틀렸다. Parallelparallel, 패러렐, 페러렐, 파라렐, 파랄렐, 그 울타리 노래, not in not out 노래로 흩어졌고, 밴드 이름은 또 글래시, 글라시, 글래쉬, 괄호밴드 사이를 오갔다. 이상한 건 그래도 다들 같은 1분을 말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정확한 이름을 못 써도 링크는 맞게 보낸다. 현실 인간은 대개 성실하지 않지만, 귀찮은 방식으로는 꽤 집요하다.

처음 1분은 정말로 낮아져 있었다. Bleed가 목 안쪽에서 말하던 곡이었다면, Parallel은 옆으로 걷는 곡이었다. 드럼은 크게 열지 않았다. 킥이 앞에서 질척하게 잡아끄는 대신 짧게 바닥을 짚고, 하이햇은 손목만 보일 만큼 작게 잘렸다. 베이스는 더 드러났다기보다 더 오래 남았다. 앞으로 끌고 가지 않고 옆에서 보폭을 맞추는 선. 보컬도 전날보다 더 덜 밀었다. 가까운 건 그대로인데, 오늘은 귀 안으로 들어오기보다 팔 길이 하나 떨어진 옆자리에서 같은 방향을 보는 식이었다. 그래서 첫 반응은 자연스럽게 약했다. 약하다는 말이 많이 나왔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다만 약하다는 말이 이 곡을 다 말해 주지는 못했다.

사적인 대화에서는 평가가 더 빨리 흐물해졌다. 공개 타임라인에서는 “오늘 별로”라고 써야 손이 가볍다. DM에서는 바로 “근데”가 붙는다. 휴대폰 스피커와 이어폰의 말도 갈렸다. 스피커로 들은 사람은 심심함만 잡았고, 이어폰으로 다시 들은 사람은 낮은 선을 잡았다. 둘 다 맞다. Parallel은 처음부터 공평한 곡이 아니었다. 밖에서 틀면 얕고, 귀 안쪽으로 넣으면 낮은 바닥이 조금 보인다. 좋은 곡이라서가 아니라 귀찮은 곡이라서 사람들이 다시 눌렀다.

어제는 닫지 않았다고 했고, 오늘은 다 열지 말라고 한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사람을 부르는 건지 밀어내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그 모호함이 Parallel의 먹잇감이었다. Bleed가 안쪽에서 새는 소리였다면, Parallel은 낮은 울타리 앞에 사람을 세워 두고 한 발짝만 더 와 보라고 하는 곡이었다. 문제는 그 한 발짝을 시원하게 허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짜증을 낸다. 제대로 짜증낸다. 좋은 징조다. 안 걸렸으면 짜증도 안 난다.

이런 반응이 붙으면 Parallel은 실패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약하다고 말하면서 이미 전날 가사와 오늘 가사를 붙여 읽고 있다. 붙여 읽기 시작하면 곡은 단독 티저가 아니라 EP 안의 자리처럼 느껴진다. D-2에 필요한 건 바로 그 정도였다. 오늘 하나로 끝나는 승리가 아니라 내일과 D-Day를 부르는 낮은 고리. 이건 멋있는 말로 포장할수록 힘이 빠진다. 그냥 사람들이 문 앞에서 뭐함 같은 말로 받아먹는 게 낫다. 그게 실제로 더 오래 남는다.

Parallel은 그 근데로 버티는 곡이었다. 당장 치고 올라오는 훅은 없는데, 베이스가 걸리고, not in, not out이 작게 남고, don’t open it all에서 전날의 문이 낮은 울타리로 바뀌었다. 문이 닫힌 줄 알았던 날 다음에, 다 열지 말라는 낮은 말이 온다. 이걸 정리해서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신 “어제 안 닫았다며 오늘은 열지 말래” 같은 말이 돌았다. 그 정도가 딱 좋다. 설명보다 짜증이 먼저 붙을 때 더 진짜다.

트위터에서는 크게 터진 말보다 말을 바꾼 사람이 더 눈에 띄었다.

낮에는 Bleed 다음이라 약하다고 하고, 밤에는 베이스가 들린다고 했다. 누구는 편의점 다녀오며 다시 들었고, 누구는 씻고 나와서 한쪽 이어폰으로 다시 들었다. Parallel은 사람을 한 번에 붙잡지 못했다. 대신 한 번 빠져나간 사람의 발목을 조용히 잡았다. 이건 홍보용 숫자로 보면 손해지만, EP 전체로 보면 꽤 비싼 기능이다. 다만 그런 말은 너무 반듯해서 실제 댓글에는 잘 안 나온다. 댓글에는 그냥 “아 왜 자꾸 듣지”가 남는다.

스토리에서는 평가가 더 느슨했다. “심심한데 좋음”이라는 말은 논리적으로 성가시지만, 실제 취향은 대체로 그렇게 움직인다. 마음에 드는데 바로 인정하기 싫을 때 사람은 형용사를 두 개 붙인다. 심심한데 좋음. 약한데 다시 들음. 별로인데 베이스는 좋음. Parallel은 이런 문장을 먹고 살았다. 좋은 곡이라고 박수받기보다, 말이 끝나기 전에 뒤에 한 단어를 더 붙이게 만드는 곡.

디시에서는 바로 맞았다. 약하네, 졸리네, D-2에 이걸 냈네. 그런데 글이 오래 갔다. 제목도 곱게 남지 않았다. 패러렐페러렐, 파라렐, 그 초록 울타리, not in 노래가 됐고, 밴드 이름은 또 괄호밴드로 밀렸다. 이건 조롱이면서도 편의다. 사람들은 싫어하는 걸 줄여 부를 때도, 좋아하는 걸 줄여 부를 때도 똑같이 성의가 없다.

Parallel은 약하다는 말을 하려면 다시 틀어야 하는 곡이었다. 정말 약하기만 하면 글도 죽는다. 베이스가 어땠는지 확인해야 하고, 드럼을 덜 연 게 맞는지 들어야 하고, don’t open it all이 어제 문이랑 이어지는지 욕하려면 또 들어야 한다. 성가신 곡은 팬보다 안티에 의해 더 오래 살아남을 때가 있다. 인디밴드 갤러리에서 그건 자주 있는 일이고, 대체로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다.

여기서도 이름은 아직 안정되지 않았다. 누가 베이스인지, 누가 드럼인지, 흰 기타 쪽 목소리인지, 보컬이 기타도 치는지 아닌지, 사람들은 정확히 모른다. 모르면 모르는 대로 부른다. 베이스 누구냐, 드럼 치는 사람, 흰 기타, 금발 보컬. 이런 부정확한 호칭이 D-2의 현실이다. 공식 프로필을 통째로 외운 사람처럼 말하는 순간 화면이 종이로 변한다.

더쿠에서는 나만으로 시작한 글이 결국 다 같이 같은 이야기를 하게 됐다.

이 플랫폼의 오래된 습관이다. 혼자만 느낀 척 들어오고, 댓글에서 서른 명이 같은 말을 한다. 그래도 미세하게 갈렸다. Bleed를 더 좋아하는 사람, Mercury가 제일 낫다는 사람, 오늘 곡은 풀버전을 봐야 한다는 사람, 베이스가 좋다는 사람, 보컬이 덜 들이대서 좋다는 사람. Parallel의 장점은 명확하게 한 줄로 붙지 않았다. 대신 불만 뒤에 작은 유보가 붙었다. “심심한데”, “근데”, “두 번째부터” 이 말들이 쌓이면 곡은 조용히 살아남는다.

피로도 같이 올라왔다. 그게 맞다. 매일 여섯 시마다 글래시 글이 올라오고, 매일 누군가는 “이거 좋다”고 하고, 매일 누군가는 “아직 데뷔도 안 했는데 왜 이렇게 많냐”고 한다. D-2에서는 그 피로가 특히 잘 어울린다. Parallel 자체가 크게 떠드는 곡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리도 반응도 조금 내려앉는다. 노출은 쌓였고, 신기함은 조금 닳았고, 그래도 내일 마지막 프리뷰는 볼 사람들. 이 애매한 자기모순이 현실의 가장 비싼 재료다. 아무 관심 없으면 피곤하지도 않다.

틱톡에서는 Mercury만큼 쉽게 잘리지 않았다. M.E.R.-cury처럼 입모양으로 놀릴 훅도 없고, Bleed처럼 한 줄만 잘라 올리면 바로 반응이 터지는 문장도 적었다. 그래서 초반 클립은 약했다. 대신 “처음엔 심심했는데 이어폰 끼면 베이스 들림” 식의 짧은 확인 영상이 돌았다. 이건 바이럴이라기보다 사용법 공유에 가깝다. 휴대폰 스피커로는 얕고, 이어폰으로는 낮은 선이 보인다. Parallel에게는 그 차이가 꽤 컸다. 큰 스피커를 가진 사람보다 출퇴근 이어폰을 가진 사람이 먼저 이해하는 곡. 참 현실적인 고생길이다.

쇼츠 쪽도 비슷했다. 조회수는 나쁘지 않았지만, 댓글의 온도는 전날보다 낮았다. “약하다”는 말이 쉽게 붙었다. 그렇다고 닫히진 않았다. Parallel은 쇼츠에서 팔기 까다로운 곡이었다. 한 장면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제스처가 크지 않고, 소리의 재미가 누적된다. 숏폼에게는 조금 얄미운 곡이다. 하지만 모든 곡이 숏폼에서 같은 방식으로 팔리면 그게 더 수상하다. 신인 EP에서 다섯 번째 트랙까지 전부 잘라먹기 좋은 건 음악보다 마케팅 제품에 가깝다.

공연 커뮤니티에서는 더 빨리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Parallel은 큰 무대에서 번쩍일 곡이 아니라, 작은 홀에서 간격이 보이는 곡처럼 들린다는 말. 이건 중요한 변화였다. 처음 쇼케이스 좌석이 작다는 불만은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이 곡을 듣고 나서는 작은 데서 들으면 더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상상이 붙었다. 작은 홀이 늘 부족한 건 아니다. 가끔은 너무 잘 들려서 위험하다. 보컬이 조금만 과하면 바로 들리고, 베이스가 조금만 무거우면 곡이 질척해지고, 드럼이 조금만 커도 낮은 오후가 깨진다. Parallel은 그런 식의 검증을 부르는 곡이었다.

긴 플랫폼에서는 이 곡이 조금 이득을 봤다. 짧은 트윗이나 쇼츠에서는 “약한데 다시 듣는다”로 끝났지만, Threads나 Bluesky의 음악 귀 계정들은 “첫 탭에서 진다”, “EP에 바닥이 필요하다” 같은 말을 했다. 그래도 조심해야 한다. 이런 계정이 많아지면 현실감이 깨진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런 식으로 듣지 않는다. 다수는 제목을 틀리고, 초를 묻고, 베이스 이름을 모르고, “심심한데 다시 들어는 봄”이라고 쓴다. 고해상도 반응은 소량이어야 맛이 산다. 향신료를 밥처럼 먹으면 병원 간다.

카톡에서는 피로가 더 솔직했다. “매일 이러니까 좀 지친다”, “아직 데뷔도 안 했는데 내가 왜 기다리지”, “내일 마지막 프리뷰는 보겠지.” 이 문장들이 같은 방 안에서 오갔다. 관심은 언제나 깨끗한 형태로만 남지 않는다. 지치고, 투덜대고, 그래도 시간을 기억한다. D-2의 가치는 여기에 있었다. 사람들이 매일 여섯 시를 기억하기 시작했다. 좋아서든, 짜증나서든, 습관이 생겼다. 신인에게 습관은 호감보다 더 무섭다. 호감은 빠지고, 습관은 손가락에 남는다.

밤이 되자 같은 1분의 표정이 바뀌었다. 사실 곡이 바뀐 건 아니다. 듣는 사람의 귀가 하루치 소음에서 조금 떨어졌을 뿐이다. 낮에는 Bleed의 잔상이 너무 컸고, 오후 여섯 시의 타임라인은 너무 빠르다. 다들 빨리 판단하고 빨리 웃기고 빨리 넘어가야 한다. 밤에는 속도가 조금 빠진다. Parallel은 그 틈에 들어왔다. 베이스가 더 잘 보이고, 보컬이 덜 밀어붙이는 게 장점으로 들리고, 드럼이 덜 치는 일이 게으름이 아니라 선택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피로층은 이 날 꼭 있어야 했다. 모든 반응이 좋아지면 거짓말이다. Parallel은 특히 피로를 맞기 좋은 곡이다. 크게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오늘은 빠지는 날”이라는 말을 듣기 쉽고, 매일 1분 공개라는 방식 자체도 이제 슬슬 반복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그 피로가 곧 이탈은 아니었다. 피곤하다고 하면서 내일 여섯 시를 기억한다. 이 모순이 D-2를 현실 쪽으로 끌고 내려온다. 관심 없는 사람은 피곤해지지 않는다. 그냥 모른다. 피로는 관심이 오래 앉아 있다가 의자 삐걱대는 소리다.

비공개 계정과 DM에서는 이름 모름이 더 자주 드러났다. 이 시점에 사람들은 멤버를 안정적으로 부르지 못한다. 금발 보컬, 흰 기타, 베이스, 드럼 치는 사람, 건반 쪽. 그 정도면 충분하다. 오히려 그 부정확함이 지금의 표면이다. 누군가 이름을 정확히 아는 척 길게 풀면, 그건 대중 반응이 아니라 자료를 먼저 읽은 사람의 낌새가 난다. D-2의 사람들은 아직 자료를 가진 게 아니라 링크와 댓글과 캡처를 가진다. 손에 든 게 다르면 말도 달라야 한다.

조금 긴 글에서는 순서라는 단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직 전곡을 들은 사람은 없다. 그런데 1분짜리 다섯 개만으로도 사람들은 순서를 상상한다. Blue Light가 문을 열고, Pale Blue Dive가 몸을 띄우고, Mercury가 입에 남고, Bleed가 안쪽으로 꺾이고, Parallel이 옆에서 걷는다. 이건 공식 해설이 아니다. 사람들이 매일 여섯 시에 잘려 나온 조각을 이어 붙이며 만든 임시 재생목록이다. 그 재생목록은 틀릴 수 있다. 하지만 틀려도 반응은 살아 있다. 현실의 반응은 늘 부족한 정보로 너무 많은 말을 한다. 그게 사람이다.

숏폼에서는 파벌 놀이가 가벼워졌다. Mercury파, Bleed파, PBD파, 오늘 처음 생긴 Parallel파. 정확한 팬덤이라기보다는 손쉬운 분류 놀이였다. 아직 다들 팬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미 자기 파를 나눈다. 사람은 참 이상하다. 좋아한다고 말하기 싫으면 순위표를 만든다. Parallel은 그 순위표에서 1등을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밤에 좋음” 칸을 차지했다. 그 칸은 작지만 오래 간다.

새벽으로 갈수록 반응의 속도는 느려졌고, 그 느림이 오히려 Parallel에 맞았다. 댓글이 폭발하는 날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식는 날도 아니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처음에 식은 줄 알았는데 아래쪽에서 아주 낮은 온도로 계속 남는 날이었다. 사람들이 휴대폰 스피커와 이어폰 차이를 말하기 시작했고, 낮보다 밤이 낫다고 했고, 풀버전에서 반복이 살아나면 평가가 달라질 것 같다고 했다. 이런 말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다음 행동을 만든다. 다시 듣기. 내일 들어가기. 전곡 기다리기. 신인에게는 이 세 개가 꽤 크다.

D-2의 끝에서 Parallel은 대단한 승리를 한 게 아니었다. 대신 실패하지 않았다. 이게 중요했다. Bleed 다음 날에 실패하지 않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낮에는 약하다는 말을 듣고, 밤에는 필요한 곡이라는 말을 얻었다. 둘 다 맞을 수 있다. 글래시는 이 날 처음으로 “한 곡씩 떼어 듣는 팀”에서 “순서대로 들어야 할지도 모르는 팀”으로 조금 움직였다. 아직 전곡은 나오지 않았다. 공식 멤버 표면도 완전히 열린 게 아니다. 사람들이 가진 건 1분짜리 다섯 개, 짧은 사진, 댓글 몇 줄, 그리고 자기 귀에 쌓인 작은 습관뿐이다.

그래서 Parallel은 조용한 승리도 아니고 숨은 명곡도 아니다. 그런 말은 아직 이르다. D-2의 Parallel은 더 작고 번거로운 물건이다. 처음엔 약하다고 들리고, 두 번째엔 베이스가 들리고, 밤에는 순서가 생각나고, 피곤하다고 하면서 내일을 기다리게 만든다. 글래시에게 이 날 필요한 건 폭발이 아니었다. 매일 커지는 기대를 잠깐 낮추고도 끊기지 않는 선. 낮은 울타리 앞에서 안도 밖도 아닌 곳에 사람을 세워 두는 일. 그 정도면 충분했다. 내일은 마지막 1분이 온다. 사람들은 피곤하다고 말하면서도, 이미 시간을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