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시장 바깥의 첫 장
AlgoRhythm을 기록해 두는 이유
좋은 플랫폼은 기능 목록보다, 만든 사람이 무엇이 필요한지 실제로 알고 있는가에서 먼저 티가 난다. AlgoRhythm을 직접 써 보면서 그 생각을 여러 번 했다. 독립 아티스트와 AI 음악 창작자를 위한 커뮤니티고, 수익을 바라고 만든 곳이 아니다. 광고도, 유료 기능도 없다. 그렇다고 한두 곡 등록하고 땡 치는 곳도 아니다. 아티스트별 프로필과 배너가 있고, 차트가 있고, 새로운 음악이 피드로 이어진다. 청취자는 직접 플레이리스트를 짤 수 있다. 음원 파일을 복제하는 대신 권리를 확인한 유튜브 영상을 공식 플레이어로 연결하고, 침해 신고 절차까지 갖춰 놓았다. 창작자에게는 곡을 놓아 둘 곳이, 청취자에게는 찾아 들을 이유가 생긴다.
운영하는 사람은 음악을 만들어 발표해 본 뒤에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실제로 그 역시 같은 창작자였다.
Official siteAlgoRhythmsynapseent.com/algorhythm생성형 도구를 표현과 편집, 연출과 프로듀싱의 재료로 삼는 창작물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니 그를 위한 독립 공간이 따라오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있는 것이 맞다. 이 모든 활동의 종착역은 기존 음악 시장 안으로 섞여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언어와 기준, 문화를 만들어 갈 별도의 장일 테니까.
좋은 시장은 자연 발생하지 않는다. 새 문화가 자리잡으려면 더 세밀한 기준이 필요할 거다. 장르를 불문하고, 프로젝트와 작가의 연속성이 있는지. 도구가 아니라 사람이 내린 판단은 무엇인지. 권리와 제작 과정을 얼마나 정직하게 설명하는지. 대량 생성물을 쏟아 내는 것과 공개할 이유를 가진 한 작품 사이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마침 AlgoRhythm의 브랜드 소개에도 '무엇을 듣고 좋아할지는 언제나 사람의 선택으로 남겨 둔다'는 문장이 있다. 시장에 요구하기 전에, 나부터 계속 물어야 할 거다.
AlgoRhythm은 아직 만들어지고 있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지금 기록해 둔다. 완성된 시장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장 바깥에서 다른 기준을 만들어 보려는 첫 장을 보고 있는 거니까. 창작자가 만든 음악과 장소가 함께 자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나도 이곳에 내 작업을 놓아 두고 지켜보려 한다.